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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남 장흥 문학탐방 (200자 원고지 143매, 사진 59매 ) 
작성자 김우영  조회수 1358 
작성일 2015 .11 .27 
첨부파일  
전남 장흥 문학탐방 (200자 원고지 143매, 사진 59매 )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문학특구

2015년 제5회 한국문학특구포럼 장흥문학탐방









김우영(작가.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 기 간 : 2014. 11. 14(토)~11. 15(일)/ 1박 2일

○ 장 소 : 장흥군민회관 ․ 장흥문화예술회관 및 문학현장

○ 주 관 : 장흥군, 장흥문화원 한국문학특구포럼추진위원회

○ 후 원 : (사)한국작가회의, 한국문학번역원, 문학과 지성사, 탐진문화예술포럼





2015년 제5회 한국문학특구포럼 장흥문학탐방







짙푸른 남도 쪽빛 장흥만의 아름다운 바다 절경



■ 장흥 남도 길 따라 만나는 詩鄕



철쭉의 제암산, 피톤치드 편백의 억불산, 천관문학관의 천관산

그리고 보림사 계곡물 가득 안은 탐진강이 어우러진

文鄕 장흥은 관서별곡의 고향.



시 아닌 것, 시인 아닌 사람이 없는 곳

소설 아닌 것, 소설 아닌 사람이 없는 곳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시인이라 자랑하랴

누가 여기에서 함부로 소설가라고 말할 수 있으랴!



이청준의 서편제가 들리고

한승원의 아제아제 바라아제가 귓전을 때리는 곳

장흥 사람은 모두가 풍류꾼이다.



- 이동규 시인(장흥읍 월평리 출신 .대전 거주)의 ‘정남진 장흥’ 全文

■ 첫 째날 / 11월 14일(토)



□ 늦가을 여행길 떠나는 뒷 모습 아름다워라!





충남 서천에서 광주로 가는 열차를 타기위해 플렛트 홈에 선 김우영 작가



깊어가는 늦가을 정취가 잔뜩 묻어나는 입동(立冬)지난 11월 14일(토).



충남 서천에 행사가 있어 내려갔다. 중학교 총 동문회 행사장에서 키타연주와 노래 출연을 초대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남 장흥에서 전화가 온다.



“오늘부터 개최되는 2015년 한국문학포럼에 참석해 주세요? 이번 초청은 단체가 아니고 김우영 작가 개인 초대 입니다. 올해도 빠짐없이 장흥문학탐방기를 써 주세요.”



지난 2013년과 2014년 장흥문학의 보석으로 불리는 별곡문학회 김석중 회장님 초대로 연속 2년 동안 한국해외문화교류회가 참여 장흥문학탐방기를 작성하여 남도투데이와 각종 지면에 소개했었다.



그런데 올해는 장흥군 예산사정으로 예년처럼 2일간 버스 지원과 기타경비가 줄어 단체부담 발생으로 올해는 단체방문을 안하기로 했었다.



따라서 올해는 장흥 방문을 생략할까 했는데 장흥에서 방문해 달라는 부탁이 있어 충남 서천의 중학교 총동문회 행사 중간에 나와 전북 익산역과 광주를 거쳐 장흥 장거리 여행길에 키타를 들고 나선 것이다.



자연을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저 유명한 독일 시인 ‘헤르만 헷세’의 말에 힘입어 ‘여행을 떠날 각오가 되어 있는 자만이 자기를 묶고 있는 속박에서 벗어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따라서 덜렁 키타 하나 어깨에 둘러매고 여행길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서 혁명가이자 영원한 쿠바인의 친구 ‘체 게바라’처럼 청춘은 여행이다. 찢어진 주머니에 두 손을 내리꽂은 채 그저 길(장흥으로)을 떠나도 좋다




충남 서천의 중학교 총 동문회 초청 키타 연주와 노래를 하는 김우영 작가



□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훈훈한 인심의 정남진 장흥



장흥군(군수 김성)은 전라남도 남부에 위치하여 북방으로부터 동남방에 이르는 경계의 고지대이다. 화순군과 보성군이 경계를 이루면서 득량만을 접한다. 그리고 안양, 용산, 관산, 대덕, 회진 5개 읍면은 해안선에 인접하여 있어 고흥, 완도군과 경계를 이룬다.



그리고 북부 서남방 경계는 산악지대로 영암, 강진군과 경계를 이루고 용반들, 부산들, 한들평야가 있다. 또 동북쪽의 보성강 유역과 남부의 득량만에 흐르는 하천 유역에 평야가 산재되어 있다.



2014년 말 현재 4만 3천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장흥 연면적이 2,168.87㎡이며, 3개읍 7개면 행정기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정남진(正南津)으로 유명하다. 정동진이 서울 광화문에서 강원도 정 동쪽으로 가는데 반하여, 장흥군 정남진은 서울 광화문에서 정 남쪽으로 내려오면 만나는 해변이며 북쪽의 가장 추운 지방인 중강진과 일직선상에 있다.





전남 장흥 정남진 좌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김정 이사(장흥군. 한국문학특구포럼 집행위원)는 그의 고향 장흥에 대하여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고장 장흥은 맑은 바람과 짙푸른 물의 바다와 초록 명산이 둘러싸고 있는 문화와 예술의 고장 정남진 입니다. 군민들은 예로부터 풍부한 자원과 깊고 튼실하게 뿌리 내린 역사 속에서 문학을 노래하고 서로 보듬으며 남도의 흥(興)을 누려 왔지요. 저 푸른 남해바다에는 싱싱한 키조개가 살이 오르고 울긋불긋 선홍빛 철쭉이 제암산 정상을 물들이는 봄이 있지요. 또 찰진 갯벌에서 파닥거리는 활어들과 맨 손으로 잡는 개매기 체험의 여름도 있어요. 그리고 울긋불긋 오색미(五色米)의 들녘을 내려다보는 천관산의 은빛 억새가 가을을 알리면 한편, 겨울 입맛을 돋우는 통통한 굴과 향긋한 매생이가 발길을 재촉 한답니다.”



□ 장흥 탐진강 물소리 들으며 문학의 밤 술잔치



11월 14일 토요일 서천역에서 열차를 타고 익산역 환승 광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긴 목 즈려 빼고 힘차게 달리던 열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광주 송정리역에 도착했다.



늦은 오후 저녁노을이 빛고을 터미널 빨래줄에 걸칠 즈음 오가는 부산한 발걸음 속에 장흥행 버스에 가볍게 올라앉았다. 마른기침으로 뎅그라니 누워있는 들판은 벼를 베고난 푸른 싹이 그루터기로 돋아나고 중간중간 하얀 볏단이 늦가을 을씨년스런 정취를 자아내고 있었다.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것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하는 과정을 만끽한다고 했던가!



차창으로 보이는 자연 전령사를 보며 갖은 상념에 잠긴 장흥행 버스는 사위에 어둠이 내리는 초저녁 장흥읍 터미널에 터덕터덕 멈춘다. 어둠너머 불빛이 억불산을 어렴풋이 가르킨다.



초저녁 밤 시골 터미널이라서 그런지 비교적 한산하다. 잠시 후 터미널에 멀리서 반가운 손님이 왔다며 김정 시인이 달려왔다. 그 옆으로 자칭 걸어다니는 장흥 출신 경기도 화성에서 날아온 김유근 소설가, 광주 설월여자고등학교 선석현 소설가(국어교사. 소설집 ‘이 산 저 산 저 산 꽃이 피니’의 저자)와 넷이서 출출한 배를 움켜쥐고 탐진강 돌다리를 건너 토요시장에 있는 ‘우포 아라리오 횟집’으로 갔다.









정남진 장흥 토요시장 입구 황가오리 안주에 안양막걸리 주안상



소설집 ‘이산 저산 꽃이 피네’의 리얼한 필치를 자랑하는 선석현 소설가는 장흥에 도착 미리 현지 답사하여 찜 해놓았다는 ‘황 가오리 회’와 함께 뿌옇고 맛깔스러운 ‘안양 막걸리’를 마셨다. 선석현 소설가가 막걸리 한 잔 쭈욱 뽑으며 한 마디 하자, 김유근 소설가도 한 잔 슬에 턱을 훔치며 말한다.



“진정한 여행의 발견은 말 입니다요.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갖는 것 이랑께요.”

“맞어브러요. 여행과 변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생명이 있는 사람이지라우!”



물론 술이 있는 자리에 노래가 빠질까? 김우영 작가가 가지고 간 키타를 연주하며 때로는 합창 더러는 싱글로 노래하며 마신 막걸리 빈 병이 술 상자에 가득이 쌓였다. 술이라면 뉘한테 지지않는 중원땅 대전 김우영 작가, 경기 화성에서 날아온 김유근 소설가의 걸쭉한 독설과 이어지는 건배, 섬세하며 분의기를 돋으며 술을 잘 다루는 광주 선석현 소설가, 유일한 홍일점 광주 김정 시인의 술판 문학판 의기투합은 밤이 늦도록 계속되었다.





정남진 토요시장에 있는 ‘우포 아리라오 횟집’의 낭만



까아만 어둠으로 깊어가는 늦가을 밤 정남진 토요시장 우포 아라리오 횟집은 늦은 시간으로 익어가고 있었다. 옆으로 졸졸졸 흐르는 탐진강의 물소리와 함께 낭만이 있는 문학의 밤. 훈훈한 닝만의 분위기가 차고 넘치는 가운데 김정 시인과 김유근 소설가가 말한다.



“아따. 인자 그만 마시고 숙소로 가장께요?”

“뭔 야그어? 인자 술판 시작이디 …… !”



그러나 우포 아라리오 횟집 주인장의 하품이 이어지고 거듭되는 김정 시인의 성화에 못이긴 일행은 자리에서 주춤주춤 일어섰다. 술에 취하고 분위기에 취한 일행은 온통 까맣게 물들은 탐진강을 바라보며 다리를 걸었다. 저만치 네온싸인이 빤짝이며 밤을 익혀가고 ‘장흥문학’이라는 세월의 무게를 싣고 흐르는 발 아래의 탐진강 물소리가 글 읽는 소리처럼 졸졸졸--- 흐른다. 선석현 소설가는 그의 저서 ‘이 산 저 산 꽃이 피니’에서 이렇게 말했다.





선석현 소설가의 자전적 가족사 이야기 ‘이산 저산 꽃이 피니’ 소설집 표지



“나는 누구인지, 인생이란 무엇인지, 현상 속에 감춰진 본질은 무엇이며 이상과 현실은 또 어떻게 다른 것인지 …… 원래 그런 것이다. 진실은 독하고 아프고 슬픈 것이다.“



일행은 진실하게 독하고, 아프게 슬픈 술에 취한 다리로 휘청거리며 탐진강 다리를 건너 건산리 숙소 진송관광호텔로 갔다. 네 명의 주당이 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다. 횟집에서 남아 봉지에 싸 준 황가오리 회와 안양 막걸리를 주거나 받커니 저 억불산 위로 솟은 별빛이 쏟아지는 이쓱한 밤으로 흐르는가 싶더니 일행은 그냥 쓰러져 수면의 나라로 들었다.



□ 2008년 전국 최초 유일의 문학관광

2015년 한국문학포럼





전남 은 2008년 전국 최초로 ‘문학’이라는 주제의 문학관광 기행특구로 지정되었다.

장흥 군민회관 대회의실 300여명 전국 문학인들 모여 문향(文鄕)장흥을 달구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올해로 5년째 운영하고 있는 ‘2015 한국문학특구포럼’은 문향(文鄕)장흥군이 가지고 있는 풍요한 문학자원와 문학특구의 특성을 감안 장흥이라는 문학적 브랜드를 대내외에 알리는 계기로 삼는 한편, 주변의 지역민과 문맥(文脈)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매년 열리는 ‘한국문학특구포럼’은 지역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중앙 문단이 주목하는 개성있고 의미있는 문학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1월 13일(금)백일장을 시작으로 사실상 3일간 열리는 ‘2015 한국문학특구포럼’에는 장흥을 비롯하여 인근 강진, 영암의 문학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방문한 300여명의 문학인들은 자신이 소속된 지역문화를 소개하고 남도 특유의 문학의 강을 건너는 좋은 시간을 가졌다.



2015년 한국문학특구포럼에는 장흥의 별곡문학동인회와 장흥문학회를 비롯하여 인근 지역의 강진문인협회, 모란촌문학동인회, 온누리문학회, 백련문학회, 영암문인협회, 솔문학동인회, 시담(구)연문회, 한국작가회의, 한국현대시인협회, 시산맥, 광주전남작가회의, 비타포엠 등 다양한 단체에서 참여하였고 (사)한국작가회의,한국문학번역원,문학과지성사,탐진문화예술포럼에서 후원하였다.



11월 14일(토)장흥군민회관 대희의실에는 ‘지역 문학이 세계의 문학이다!’라는 주제로 장흥문화원 위종만 사무국장(화가)의 사회로 진행되고 있었다.





2013년 장흥 군민회관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의 저자 한승원 소설가와 함께

(왼쪽 대전 김우영 작가와 이동규 교수,광주 김정 시인,한승원 소설가,이천 김영욱 시인)



다양한 단체를 문학이라는 주제로 묶어 지역과 전국의 문학인 300여명이 참여하여 시와 소설을 낭독하는 한편 노래와 연주․국악이 곁들여진 콘서트 형식을 도입 남도 특유의 문화 컨텐츠 총체적 기량을 발휘하는 행사였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이금호(장흥문화원 원장)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장흥군에서 전국 규모의 문학축제를 개최하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그간 관서별곡 기봉 백광홍, 천재 실학자 존재 위백규 등이 가사문학을 이끌고 그 맥을 잇는 후배 문학가들이 존재하여 이어지는 문맥(文脈)이다”



이 행사를 마련한 한국문학특구포럼추진위원회 정희성(한국작가회의 전 이사장, 시인)공동위원장의 말이다.



“나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젊은 작가들에게 고향의 문학을 하라고 권유해왔다.”며 “유서 깊은 장흥의 문학과 여기 깃든 문학인들이 지역문학이 곧 세계의 문학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총 4부로 나눠어졌다. 첫 번째 1부에는 도깨비를 소재로 한 창작극을 2회 상영하여 청소년의 관심을 가지게 했고, 그리고 특별 퍼포먼스로 가진 ‘시를 파는 자동판매기’ 에서는 시인이 직접 시를 읽어줘 참가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장흥 정남진 토요시징에 펼쳐진 시 자동판매기



2부에서는 이경호 문학평론가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연을 아우르는 시의 서정’이란 주제로, 한순미 조선대 교수는 ‘한국문학과 세계문학의 문턱, 장흥의 소설문학’이라는 내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이어 3부에서는 전국 공모를 거쳐 예심을 통과한 20명의 학생들이 장흥 백일장에서 경쟁을 하여 입선한 작품에 대한 수상이 있었다.



장흥군 김성 군수는 “문학이란 주제 하나로 우리 장흥의 저력을 보여주어 올 해 행사 운영에 긍지감을 갖는다.” 며 “주변의 장흥, 강진, 영암 3개 군이 함께 도모하였다.”고 말했다.



4부에는 장흥문화예술회관에서 ‘고향의 말로 말한다’ 주제로 문학콘서트를 격조높게 열었다. ‘북에 백석이 있으면 남에 대흠이 있다’는 찬사를 고은 시인으로 부터 받은 젊은 유망주 ‘이대흠 시인’이 진행을 하였다.



시낭송과 이 지역 백자 가수의 노래, 북 코러스의 소설낭독, 김현성, 듀어아임 등의 가수들이 출연해 문학과 관련한 깊이 있는 무대를 다양하게 꾸몄다. 이 행사는 전국에서 온 문학인들이 함께 박수치며 즐겁게 진행이 되었다.





이대흠 시인 사회로 진행된 ‘고향의 말로 말하다’는 주제로 열린 문학콘서트



■ 둘 째날 / 11월 15일(일)



□ 장흥문학 현장투어



다음날 15일(토)은 ‘남도 땅 어딘들 고향이 아니랴!’라는 현수막을 들고 천관문학관, 이청준 생가, 선학동 마을, 한승원 문학 산책로 등 장흥문학 현장투어에 나선다. 12억 인구의 정신적 아버지이자 정치가인 ‘간디’의 말이 떠 오른다.



“가장 위대한 여행은 지구를 열 바퀴 도는 여행이 아니라, 단 한 차례라도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여행이다!”



가을 강





김 정 시인



허리에 책 보자기를 두르고

학교길 나서던 가을날이었지

퍼붓는 비가

학교 길을 재촉했지

온 몸으로 스며드는 빗물 때문에

서두르다 그만 탐진강 물 줄기에 "풍덩"

빠지고 말았지



오싹 한기가 문어발처럼 달라 붙어

물풀이라도 덮고 의지하려 풀을 붙들었지

물 숲에는 신혼방을 막 차린 각시붕어와

눈이 뚝 불거진 새우 가족들

눈망울이 초코렛 집같은 피라미 때들 몰려다니며

숨바꼭질에 정신이 없다가

화들짝 놀랐지



왠 낯설고 비실거린 학생 손님이 싱싱한 세상 이야기

보따리 채 몰고 와 부려 놓았는가 싶어

입맛을 다시며 다투어 책보자기 풀어 해쳤지

영어, 수학, 과학, 지리 등등

세상에서 제일 맛대가리 없고

골치아픈 공부이야기라며

침을 태 태 뱉고 책보자기를 징검징검 밟아 차며

슬슬 피해 가 버렸지.



둘째 날.



장흥의 명산이라는 사자산 꼭대기로 아침 햇살이 장엄하게 떠 오르고 있었다. 여행자들은 장흥읍 동교1길 남도식당으로 몰려가 어제밤 과음한 속풀이로 시원한 바지락 국으로 속을 데쳤다. 걸어다니는 김유근 소설가가 한 마디 걸쭉하게 뱉는다.



“명색이 전국 작가들이 모여 바지락 국에 식사를 허잡는디. 해장술이 빠질 수 웂지라우! 아줌씨 여그 술 하나 주시오 잉?”



옆에 아침 인사차 온 이금호 장흥문화원도 한 마디 거든다.



“맞지라우. 장흥 문향 선비가 해장술 한 잔 허야지라우!”

“건배, 장흥을 위하여!”



1. 대덕읍 천관문학관에 오르다



아침식사를 마친 여행자들은 한가한 걸음으로 군민회관 앞으로 걸어가 미리 대기하고 있던 버스에 올랐다. 오늘은 ‘장흥문학 현장투어’가 있는 날이다. 문득 ‘장현수 작가’의 말이 생각이 난다.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이고,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다. 여행은 가슴 떨릴 때 해야지 다리 떨릴 때 해서는 안 된다.”



버스에 오르며 김우영 작가와 김정 시인이 대화를 나눈다.



“김 시인님, 여행은 정신을 다시 젊어지게 하는 것이라니까 어서 차에 오르세요. 허허허---!”



”그럼요, 여행과 장소의 변화는 우리 마음에 활력을 선사한답니다. 호호호 ---!“



버스가 출발하자 김미순 장흥군 문화관광해설사가 장흥의 문학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을 한다.



“흔히 하는 남도의 이야기 입니다. 여수 가서는 돈 자랑 말고, 순천에선 인물 자랑 말고, 벌교 가선 주먹 자랑 하지 말라고 했지요. 어디 그 뿐인가요? 진도 가서는 ‘귀 명창’ 소리 들을망정 제 소리 자랑일랑 아예 말랬지요? 밭고랑에서 풀 뽑던 아낙도 앉은 자리에서 곧 잘 소리 한 가락 뽑아낸다니 말 입니다. 우리 장흥에선 함부로 글 자랑 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발 닿는 곳마다 시인 묵객들이 빼곡하기 때문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기행 가사 ‘관서별곡’을 지은 백광홍(1522~1556)을 우선 뽑을 수 있지요. 광홍에서 비롯된 문맥은 아래로 흘러 이청준의 ‘눈길’ ‘축제’ ‘선학동 나그네’(천년학), 한승원의 ‘포구’ ‘앞산도 첩첩하고’, 송기숙의 ‘녹두장군’, 이승우의 ‘샘 섬’ 등으로 고스란히 이어졌지요. 또 근대 작가군으로 꼽히는 김석중, 이승우 소설가와 충남대 교수이자 이동규 시인, 김정 시인이자 아동문학가 등 안팎이 문인들로 차고도 넘칩니다. 그러니 장흥 어디를 돌아봐도 문향(文香)과 맞닿아 있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지요. 그래서 장흥을 문향(文鄕)이라고 하는 것도 이런 까닭일 것 입니다.”



천관문학관을 향하여 달리는 차창 밖으로 저 멀리 섬과 산을 휘어감은 짙푸른 남도의 쪽빛바다는 가슴 시리게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 작은 어촌의 마당가에는 빨간 고추를 말리는가 하면, 어느 작은 초가집 시렁에는 장흥바다에서 가 잡아온 생선을 걸어 놓았다. 그리고 산야에는 붉거나 노란 단풍잎이 익어가고 더러는 파아란 잎새가 푸른 바다와 함께 어우러져 깊어가는 늦가을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장흥만의 작은 어촌과 푸르런 남도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



한국의 세계적인 여행 여류 작가 ‘한비야’의 말처럼 여행자들은 다른 지역의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처럼 해맑은 하늘가에 두둥실 떠다니는 구름은 남도의 짙푸른 바다와 함께 자신을 만나며 쓸쓸히 가을 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여행자들을 태운 버스는 산과 들길을 지나 바다를 끼고 돌아가는가 싶더니 대덕읍 천관문학 언덕길로 올라 주차장에 들어선다. 일행은 내려 천관문학관을 향하여 걷는데 저만치 허름한 한 노인이 걸어가셨다. 가까이 다가가 자세히 보니 저 유명한 이호철 소설가가 아닌가?



“아이구 선생님 안녕하세요? 대전에서 온 한국소설가협회 김우영 작가입니다. 선생님을 뵈니 반갑고 영광입니다.”



“아, 그래요. 좋아요. 대전 김 선생!”







대전 김우영 작가와 이호철 소설가



걸음걸이가 편찮아 보이는 이호철 선생님을 가볍게 부축하며 천관문학관 언덕길을 천천히 오르며 대화를 나누었다.



“선생님의 많은 작품중에 2003년 출간하신 ‘서울은 만원이다’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었어요. 도시 소시민의 삶을 세태풍속으로 그린 내용이었지요?”

“아, 그렇지요. 잘 기억하네요. 고마워요.”

“선생님 작품 ‘서울은 만원이다’는 1960년대 중반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여 시골에서 상경하거나 월남한 가난한 사람들의 어려운 삶을 그리고 있더군요.”

“여주인공 ‘길녀’를 중심으로 여러 명의 남자들이 등장하는데 다양한 각도의 사람을 등장시켰어요.”

“선생님 작품 ‘서울은 만원이다’는 지난 1966년 동아일보의 연재소설이었는데 그 당시 서울 인구가 만원일 것이라는 예감을 미리 하셨어요? 무려 50여년 전인데 말이지요 …… ?”

“그 당시 시골에서 무작정 상경, 서울로 사람들이 몰려들 것이라는 직감은 했었지요.”

“이 소설의 마지막 장면. ‘미경이는 끝내 마지막 종착지인 종 3으로까지 흘러가, 병을 얻어 죽어 가고, 그 미경이의 죽음을 마지막까지 지켜보아 준 뒤에 길녀도 이 놈의 서울 못 살데라고, 곧장 시골로 떠나 버린다.’는 장면이 지금도 생각이 납니다.”

“김 선생이 정확히 기억하네요.”

“선생님 좋은 작품을 쓰려는 작가의 자세는 무엇일까요?

“정직이라 말하고 싶네요. 정직하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정직해야겠다고 몸에 힘을 주는 것도 문제가 있어요. 잘나가기 위해 정직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때는 이미 마음가짐 자체가 틀린 거예요. 그러니 진솔하게 정직하기가 힘들죠. 진솔하고 소박하게, 목이나 어깨에 힘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정직해야 합니다. 그게 제일 중요해요. 글을 보면 알아요. 잘난 척하고 폼 잡으려고 쓴 글은 다 보이거든요. 그러면 오래 못 가요. 욕심이 없어야 머리 끝, 발 끝, 손톱 끝까지 온몸으로부터 좋은 게 나오는 법이죠. 그런 자세로 썼을 때 나오는 것이 좋은 문학입니다.”

“아! 선생님 알겠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이제 다 왔네요.”



이호철 선생님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오르다보니 천관문학관 입구에 도착했다.



이호철 소설가는 1932년 함경남도 원산 출생. 어릴 때부터 예민한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방대한 독서를 통해 문학적 바탕을 다져왔다. 고등학교 졸업 무렵 발발한 한국전쟁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그해 인민군에 동원돼 참전했다가 포로로 잡히고, 가까스로 고향으로 돌아왔다가 또 다시 혼자 남으로 내려와 이후 식구들과 연락이 끊긴 채 이산의 아픔을 겪으며 이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분단의 문제를 다룬 다수의 작품을 통해 끊임없이 민족의 아픔에 대해 성찰한 그는 문학이 남북관계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정서에 호소해 감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믿음으로 소설을 쓰고 있다.





전남 장흥군 대덕읍 천관문학길 160번지에 있는 천관문학관(061-860-0457)







여행자들은 천관문학관 입구에 특별한 엽서를 보고 걸음을 멈칫했다. 이색적인 엽서가 있는 소망우체통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는데 자신만의 사연을 적어 넣으면 쉽게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단다. 느린우체통 옆에 비치된 엽서를 작성하면 1년 후, 또는 연말연시에 작성자에게 발송된다. 여행자를 안내한 김미순 문화관광해설사의 설명이다.



“자신과의 약속, 하늘로 보내고 싶은 편지, 자작시(詩)를 적어 소망우체통에 넣으면, 연말에 예쁜 시화로 제작하여 문학관에 전시 할 예정입니다. 이곳 천관문학관에서 만나는 이색 우체통 체험으로 장흥 여행에서의 좋은 추억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2. 인물 문학지도를 그릴만큼 차고 넘지는 장흥 문인들



천관산 중턱 탑산사 아래에 위치한 문학공원에는 이청준을 비롯해 박범신, 양귀자 등 유명 작가들의 주옥같은 글들을 바위에 새겨놓은 비석이 층층이 세워져 있었다. 전국에서 온 문학인들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꽃과 푸르른 나무 아래에서 문인들이 각자의 연금술로 만들어놓은 글들을 따라 읽다 보면 절로 가슴이 뭉클해졌다. 문학공원에는 작가들의 육필 원고와 메시지를 넣은 15m의 문탑이 서 있어, 비석에 새겨진 글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육필 전시회 앞에서 장흥문화원 위종만 국장(왼쪽)



천관문학관에는 장흥 출신 문인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고 있었다. 문향(文鄕)장흥을 눈부시게 발전시키고 있는 지역 문사(文士)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인과 수필가, 소설가, 아동문학, 평론가 등 장흥을 빛내는 문인들의 인물 문학관광 지도를 보며 현직 장흥군수와 면장, 문화원장, 수협 조합장 등이 모두 시인이라는 사실이 전혀 놀랄 일이 아니었다.







장흥 천관문학관 김정 시인 코너/

왼쪽부터 대전 김우영 작가, 광주 김정 시인, 경기 화성 김유근 소설가, 광주 김성환 시인



전남 장흥은 살아 숨 쉬는 문학의 숲이다. 가사문학의 효시인 '관서별곡'을 지은 기봉 백광홍 선생부터 한국 문학의 거목 이청준, 바닷가의 삶을 신화화한 한승원, 민중의 삶을 절절하게 그려낸 송기숙까지 수십여 명의 문인들이 장흥에서 태어나 역사에 획을 그을만한 작품들을 세상에 내놓았다.



수많은 작가들을 잉태한 장흥은 그들의 고향으로써 뿐만 아니라, 작품 속으로 적극적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천관산과 득량만을 비롯한 장흥의 산과 바다는 이청준의 '눈길'과 '축제', 한승원의 '불의 딸', '그 바다 끓며 넘치며', 이승우의 '일식에 대하여' 등 여러 소설의 생생한 배경으로 활약했다.



그래서인지 장흥을 여행하다보면 소설의 한 장면이 펼쳐질 것만 같고, 어디선가 주인공이 나타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진다. ‘곽재구 시인’은 문학의 기운이 구석구석 숨어있는 장흥을 보고 '열애처럼 쏟아지는 끈적한 소설의 비'가 내리는 땅이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토양 덕분에 장흥에는 이청준 생가와 한승원 문학 산책로, 천관산 문학공원 등 문학에 젖어들게 하는 여행지들이 많다. 2008년 지식경제부에서는 장흥을 전국에서 최초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하기도 했다.





장흥 정남진은 인물 문학지도를 그릴만큼 문인을 많이 배출한 文鄕이다.



3. 서편제의 이청준 소설가 생가를 찾아서



두 번째 방문지는 이청준 소설가의 생가였다. 꼬불꼬불 해안가를 따라 가던 버스가 작은 어촌의 마을화관 앞에 거친 숨을 고르며 멈추었다.





장흥군 대덕면 진목리 이청준 소설가 생가 안내판



가난하고 힘들게 자란 이청준 소설가는 이 좁고 허름한 집에서 태어나 그 유명한 작품을 쓰고 대한민국 소설가로 성공한 것이다. 호남의 명문 광주서중과 광주제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대학교 독문과를 졸업 할 만큼 천재적인 청년이었다.



이청준 소설가의 문학세계







이청준 소설가 / 서편제 소설



이청준 소설가는 1965년 사상계에 단편 ‘퇴원’으로 등단하였다. 그 후 2년 후 작품 ‘병신과 머저리’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하고, 1969년에는 ‘매잡이’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 직후부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40여년 동안 120여편의 작품을 쓰며 식을 줄 모르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청준 소설가 문학세계의 가장 큰 특징은 뚜렷하고 다양한 주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몇 안 되는 4.19 세대 작가로서 군사독재와 상업화에 억압된 시대를 살아가며 비인간적인 권력과 사회에 대한 비판을 작품으로 담아냈다. 100쇄를 돌파한 ‘당신들의 천국‘을 비롯해 ‘잔인한 도시’ ‘눈길’ 등이 대표적이다. ‘석화촌‘ ‘이어도’ 등에서는 토속적인 민간신앙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또 ‘퇴원’ ‘병신과 머저리’에서는 지식인으로 존재와 고민을, ‘서편제’ ‘선학동 나그네’ 에서는 한(恨)의 정서를 그렸다. 이처럼 그의 문학은 깊고 넓은 사회를 담아내며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이청준 소설가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인간사는 부족함과 갈등의 연속이다. 만약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문학은 설자리가 없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렇게 문학은 매일매일 새로운 틀로 짜여진다. 새로운 작가, 새로운 소설이 등장하고 독자들을 웃고 울리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이 말을 남긴 한국 문단의 거목 미백(未白) 이청준 소설가가 만들어놓은 문학의 틀은 여전히 굳건하고 유효하다. 앞으로 더욱 단단해지고 또렷해질 것이다. 이청준 소설을 생각하면 생각나는 조센 에디슨의 말.

“책은 위대한 천재들이 인류에게 남겨 놓은 훌륭한 유산이다.”





장흥 회진면 어천마을 이청준 생가에서 단체사진 촬영



이청준 생가를 나오며 여행객들은 단체사진을 찍고 장흥문화원 위종만 사무국장의 즉석 제안에 따라 음악회를 가졌다. 대전에서 온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김우영 작가의 키타 반주에 맞추어 국민가요 ‘사랑해’와 레크레이션 맞춤곡 ‘모닥불’ 합창하며 늦가을 따스한 가을볕을 감상했다.







이청준 생가에서 한국해외문화교류회 사무국장 김우영 작가의

키타반주에 맞추어 여행객들의 합창 ‘사랑해 장흥을 ~~’



4. 이청준의 소설가의 ‘선학동 나그네’ 배경지



이청준 소설가 생가를 출발한 버스는 명작의 무대 ‘선학동 나그네’를 배경지를 찾아갔다. 선학동 마을은 이청준 소설가의 '선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한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촬영 배경지이기도 하다.



봄에는 화사한 유채꽃, 가을에는 하얀 눈꽃같은 메밀꽃으로 채색되고 그 앞으로는 황금들녘과 푸른 물결 득량만이 어우러져 풍광을 더욱 돋보인다.



2014년도 전라남도로 부터 경관 우수 시범마을에 선정되고 2015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새뜰마을로 선정되며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메밀꽃 축제에는 난타공연, 노래자랑, 소원바람개비, 풍등날리기, 메밀멧돌 갈기 체험 등 다채로운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고 한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메밀묵, 메밀전병, 메밀국수, 돼지고기 수육 등 메밀로 만든 특색있는 남도음식을 선 보인다. 본래 마을 이름은 '산저'이었던 행정 명칭을 2011년 10월 군에 건의하여 '선학동'으로 개칭하였다.





메밀꽃으로 하얀 소금을 뿌려놓은듯한 장흥 선학동 마을 어촌풍경



5. 장흥이 아니면 어히 흥이 나랴?



선학동 마을을 나와 안양면 수문 용곡로에있는 ‘바다하우스’라는 식당에서 여행객들의 허기진 배를 풍요롭게 하였다. 눈 앞에 펼쳐진 안양만 파아란 바다를 바라보며 바지락 회무침에 바지락국, 여기에 궁합 안양 막걸리 한 잔 마시는 맛이란 여행객의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 놓는다. 이호철 소설가와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 전 신세훈 이사장이 탄성을 올린다.





안양면 바닷가 오찬에서 이호철 소설가와 신세훈 전 한국문협 이사장



“카~ 이 맛이란 ~~!”

“장흥이 아니면 이렇게 아니나던 흥이 날소냐 ~~ 허허 ~~!”



아까부터 여행객들의 음식배달로 바쁜 이금호 장흥문화원장이 건배를 제안한다.





이금호 장흥문화원 원장의 인사와 건배 제의



“이금호 장흥문화원장 입니다. 자, 여러분 저희 장흥을 찾아주시어 절로 흥이 납니다. 앞으로도 우리 장흥을 아껴주시기 바랍니다. 앞에 잔을 들고 제가 장흥을! 하고 외치면 여러분들은 위하여! 를 힘차게 복창하여 주십시오.”



그러나 일동은 좋다며 일제히 박수를 보낸다.



“장흥을~~~!”

“위하여~~~!”

“우우우 ~~~!”

“박수 ~~~!”



맛과 멋으로 곁들인 오찬을 마친 여행객들은 안양면 수문 용곡로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한가한 시간을 보낸 후 다음 방문지를 향해 출발했다.



버스로 이동하며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다.’ 이라는 말이 생각이 난다. 가는 곳 오는 곳이 전부 이야기 감이다. 시를 쓰면 시요, 소설로 쓰면 소설, 영화로 만들면 영화로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네 삶, 우리가 머물고 사는 것 자체가 문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6. 한승원 소설가의 해변 문학산책 길





안양면 정남진 한승원 해변 문학산책길.

건너 아스라이 이청준의 소설 ‘당신들의 천국’ 무대였던 소록도 득량만이 보인다.



여행객들은 안양면 해변 한승원 해변 문학산책 길을 찾아 나섰다. 이곳은 현존하는 작가로는 이례적으로 문학관과 더불어 한승원 작가를 기리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약 600미터의 해변길에 20m 간격으로 30여개의 시비가 세워져있는 이곳은 해송과 종려나무 사이로 보이는 그윽한 바다 풍경 속에 조용히 시 한수를 읊조리며 걸어볼 수 있는 문학관광특구로서의 장흥을 느껴볼 수 있는 명소이다.





남도 지중해 안양면 한승원 해변 문학산책길을 거니는 김우영 작가와 조각배 김정 시인



이곳은 남도의 지중해를 연상하게 하는 수려한 풍광이 일품인 여다지 해변가 ‘한승원 문학산책로’시편들을 감상하며 청정한 자연의 정수를 호흡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문학 명소이다.



해변산책로는 수문 해수욕장 서쪽 수문교에서 사촌마을에 이르는 바닷가 길에 놓여 있다. 해변 중앙에 정남진 종려거리 기념탑이 있고 저 멀리 조개를 캐는 아낙의 모습도 아스라이 보인다.



한승원 소설가는 대덕면에서 태어났지만 현재는 안양면 율산마을에서 집필 하고 있다. 1954년 장흥고교에 입학, 당시 문예부장이던 선배 송기숙을 만나 교지 ‘억불’을 창간하고, 수필을 발표하면서 소설가의 길을 걸었다.



명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아제아제바라아제'로 유명한 한승원 작가는 현재 장흥 율산마을에 있는 해산토굴에서 집필 활동하고 있다. '아제아제바라아제'의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 '초의' 등이 있다.



한승원 소설가는 전남 장흥에서 8남매 중 둘째 아들로 출생 어린시절 할아버지에게 ‘명심보감’을 배웠다. 장흥고교에 입학, 당시 문예부장이던 선배 송기숙을 만나 교지 ‘억불’을 창간, 수필을 발표 문학수업에 열중하였다. 이어 서라벌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입학 소설계의 거장 김동리 선생에게 소설을 배운다. 그후 신아일보 신춘문예에 ‘가증스런 바다’ 입선되었고 1968년 대한일보에 ‘목선’이 당선 문단에 등단하였다. 한승원 소설가는 이렇게 말한다.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이다”



그의 문학인생은 고향인 남해 바닷가에 뿌리를 두었으며 운명의 올가미에 한이 서린 인간상을 통해 인간의 존재 근원을 이야기한다.



한승원 소설가의 문학세계





한승원 소설가 소설집 ‘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소설가는 지난 1996년 고향인 장흥으로 돌아와 집필하는 해산토글(海山土窟)을 마련하고 창작에 전념하고 있다. 그는 남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恨)의 정서와 원시적 생명력, 신화적 토속정서를 표출해온 작품세계로 유명하다. 근래에는 고향 바다와 찰 진 갯벌의 문학으로 승화하며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라는 고백처럼 그의 뼛속까지 바다와 갯벌의 삶이 새겨져 있다.



□ 내년에 다시 만나요 장흥이여 안녕!





2015년 한국문학포럼 ‘남도 땅 어딘들 고향이 아니랴?’라는 주제로 장흥문학

현장투어 마친 전국 300여명의 여행자들은 내년을 기약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지난 2008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중에 유일하게 ‘문학군’으로 지정되어 매년 열고 있는 ‘한국문학특구포럼’행사가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다. 지난 11월 13일부터 시작하여 15일 3일간에 걸쳐 장흥군 일대에서 열린 문학축전.



2015년 한국문학특구포럼 대장정은 장흥문화원에 앞에서 마무리 되었다. 그간 수고한 장흥군 김성 군수와 장흥문화원 이금호 원장 일행이 여행객들 앞에서 인사를 한다.



“여러분 2박 3일간 우리 장흥에서 열린 한국문학포럼은 오늘로서 별다른 대과없이 마무리 합니다. 저희들이 기획하여 추진한 이번 행사가 다소간 불편하였더라도 너그러히 이해하여 주시고 내년에는 부족한 점을 개선하여 더 잘 하겠습니다. 여러분 내내 건강하기고 안녕히 가십시오. 내년에 만나요. 고맙습니다.”

“짝짝짝 ~~~ 수고하셨어요. 장흥이여 안~ 녕 안 ~녕!”





장흥군민회관 앞 작별의 장면 / 안영면 해변 광주 선석현 소설가와 김정 시인

대전 김우영 작가, 부산 최귀례 시인



서로 그간 수고했다고 어깨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악수를 하고 아쉬운 2박3일의 열정 장흥문학탐방을 마무리 했다. 여행객들은 각자 승용차 또는 버스 등으로 장흥버스터미널에서 아쉬운 작별을 했다. 광주 김정 일행도 서로 작별 인사를 하였다.



“화성에서 날아오신 김 소설가님 다음에 만나요. 반가웠어요.”

“김 작가님 이번 만나 반가웠당께요. 담에 만나믄 찐허게 한 잔 허야 제?”

“그류 황가오리 회에 찐하게 한 잔 해야지요.”











□ 장흥 억불산을 뒤로 하고 ~





장흥터미널에서 보이는 억불산 모습



장흥 버스터미널에서 바라보니 들판건너에 보이는 억불산이 보인다. 높이 517m의 주 능선에 기암괴석이 많고 험준하다는 억불산. 이름이 바위의 모양이 부처가 서있는 모양을 닮아 수 많은 부처들이 있다는 의미를 담아 부르게 되었단다.



억불산 능선이 서쪽으로 이어져 광춘산에 이르고 그 앞으로 탐진강이 흐른다. 장흥의 명산으로 손꼽히며 특히 편백나무가 많기로 유명하다. 정남진 천문과학관, 편백숲 우드랜드 등이 있다. 억불산을 뒤로 하고 대전을 가기 위하여 광주행 버스를 승차했다. 선석현 소설가와 김정 시인이 버스를 오르며 말한다.



“내 고향 장흥아, 잘 있어으잉!”

“그려 또 오고자프다. 장흥아 안녕!”





장흥 시외버스 터미너널은 전국 모든 문인이 드나드는 휴게소이다



광주행 버스가 몸을 기우뚱 거리며 어머니 품 같은 따뜻한 장흥을 벗어난다. 황량한 들판은 늦가을과 초겨울 길목으로 을씨년 스럽다. 일요일 늦은 저녁노을이 빨갛게 하늘을 물 들이며 서편으로 하루 해를 접고 있었다.



몸을 의자에 깊숙이 묻고 눈을 감았다. 지난 주말 대전을 출발 충남 서천을 경유 전북 익산역에서 광주행 열차에 환승 광주를 거쳐 장흥에 왔었다. 1박 2일의 장흥문학탐방을 접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서양학가 ‘T. 플러’의 말이 생각이 난다.



"바보는 방황을 하고, 현명한 자는 여행을 한다!“



우리가 문학을 위하여 전국 경향각지 300여명이 장흥으로 몰려들었다. 바보가 아닌 현명한 자가 되기 위하여 여행을 했을까……? 이번에 함께한 광주 선석현 소설가 말이다.



“김 작가님, 시셋말로 먹고 살기 힘든 이 시상에서 우리가 뭣 땜시 하잘 것 없는 책을 붙들고 이 문학을 허고플까요……?”

“네 맞습니다. 그러나 문학은 불행의 그림자를 먹고 사는 괴물단지 같아요. 삶의 압력, 현실의 압력이 가중되면 이걸 견뎌내는 정신의 틀을 만드는 것이 문학, 이것이 문학 활동이고 문학적 상상력이어요. 행복한 시대에서는 새로운 문학의 틀이 만들어지기가 쉽지 않다는 역설적인 이야기 이지요……!”

“아, 그런가요 잉. 듣고봉께로 옳은 말씀인듯 싶네요 잉!”





짙푸른 쪽빛의 정남진 남해 바닷가 풍경



□ 대전으로 돌아오며



1박 2일간의 뜨거운 장흥문학탐방 일정으로 피곤한 몸으로 광주에서 서대전행 열차 의자에 깊숙이 묻었다. 어둠을 가르며 열차는 힘차게 호남평야를 가르며 달리고 있다. 간혹 저만치 열차 승무원이 지나는 소리만이 들리고 승객들은 가벼운 잠에 잠겼다. 눈을 감고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여행은 인간을 겸손하게 만든다고 한다. 세상에서 인간이 차지하는 영역이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사람을 젊게 만드는 것이 둘 있다고 한다. 또한 중국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일시적인 쾌락은 우리를 자기 자신으로부터 떼어놓지만 여행은 스스로에게 자신을 다시 끌고 가는 하나의 고행이다!”



21세기는 이른바 문화의 트랜드 시대로 불린다. 그러나 그간 문학이 중요하지 않았던 시기는 없었다. 문학은 세상과 인류를 행복하고 풍요롭게 발전 진화시켰던 가치관이며, 우리가 살아나가야 할 나침판 같은 안내서이다. 사람다움, 세상다운 꿀과 엿기름이 주르륵 흐르는 항아리 단지가 바로 ‘인간학’이며, 이 인간학의 근원이 바로 ‘문학’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 세상 모든 총체적 문화예술의 종가(宗家)는 바로 문학(文學)이기 때문이다. 그 종가의 근원인 문학 르네상스(Renaissance)운동을 지금 전라남도 장흥군이 펼치고 있는 ‘한국문학특구’이다. 아마도 조만간 세계 유네스코 지정 한국 장흥문학특구가 될 날이 요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 주말 장흥 토요시장에서 황가오리 회와 막걸리를 마시며 광주 출신 경기도 화성에서 온 김유근 소설가가 말이 생각이 난다. 그러자 선석현 소설가가 말을 받는다.



“워메-- 장흥삼합 징한 것이 생각나네요. 겁나게 맛잇는 삼합인디!”

“두 말 허믄 잔소리지요 잉. 암유 맞구라우. 그 놈의 삼합이 오랜 세월 장흥문맥(文脈)을 이끌어온 힘이랑께요!”

“저그 탐진강 따라 오랜 세월 익어브러온 것이 장흥문학이여!”

“암만 맞고라고야. 암만 맞아브러요!”





장흥의 별미 삼합

□ 과연 따뜻한 문향(文鄕)장흥





장흥에서 보내온 올벼쌀과 올벼로 지은 찰진 밥



2015년 11월 14일부터 15일까지 전남 장흥에서 열린 제5회 한국문학포럼 문학탐방을 마치고 대전으로 돌아와 일상으로 들어선 어느 날 집에 장흥에서 보낸 소포가 도착했다. 소포를 뜯어본 아내(수필가 겸 성악가)가 깜짝놀란다.



“웬 쌀이예요?”

“아, 장흥에서 올벼쌀을 보내왔네. 고마워라. 아침에 이 쌀로 밥을 해봐요. 찰지고 맛이 좋을 것 같으네.”



또 다음날 연이어 이번 행사를 주관한 장흥문화원 이금호 원장님의 감사에 인사장이 도착했다. 어제 장흥 올벼쌀과 감사의 인사말까지 받아 읽어본 아내가 말한다.



“당신이 왜 자꾸만 장흥바다로 나가가려는지 이해가 되네요!”

“어머니 품 같은 따뜻한 장흥으로 또 가고 싶네!”

“힝, 아예 장흥에 가서 살아요?”

“살라면 내가 못살까봐 …… ? 허허허---!”

“힘, 점 점 하는 소리 봐요. 참내……?”



상기된 표정으로 항의성 말을 뱉는 아내에게 미안했다. 다른 말로 근사하게 돌릴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말했다.


“요즘 맘 치료 할 일이 있는데 이런 병에 잘 듣는 치료제는 여행이라하오. 따라서 여행은 모든 심리적 근원을 통틀어 잘 알려진 예방약이며 동시에 회복제이오. 그래서 떠나려 하는 것이오?”



아내는 토라진 말투로 대답한다.



“말씀은 잘 하네요. 그러나 여행은 낯선 사람이 되었다가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탄력의 게임이라는 것을 알아요? 또한 여행과 병에는 자기 자신을 반성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것도 명심에 명심을 거듭하시오……?”

“허허허--- 당했네, 당했어 ……!”



(大尾)



- 오늘의 어록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 입니다. 지금은 범지구적인 세상 입니다. 간 밤 미국이나 영국의 한 해협에서 발생한 파도가 오늘 아침 한국의 장흥 앞 바다에서 출렁거리고, 오늘 부는 장흥 바람이 내일 밤 파리나 베이징에서 비를 뿌리고 무지개를 일으키는 것 입니다. (中略) 장흥에는 참새나 비둘기나 뻐국새나 갈매기나 할미새들도 개성이 뚜렷하고 고향을 사랑하는 정서가 남 달라서 기어히 장흥의 사투리로 노래 합니다. 장흥에 사는 사람들은 시인 소설가 수필가 아닌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작가들이 지천으로 많습니다.

(2015년 장흥 한국문학포럼 행사장에서 . 한승원 소설가)







- 작가소개 -






김우영 (金禹榮)

․ 충남 서천에서 출생

․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예창작과 졸업

․ 1989년 한국수필지와 시론지에 각 각 2회 추천 완료 문단에 등단

․ 장편소설집「월드컵」단편소설집「라이따이한」외 저서 총29권 출간

․ 한국문예대상, 서울특별시 시민대상, 독서문화공로 문화관광부 장관상, 한글유공 대전광역시장상, 한국농촌문학상 대상 농림부장관상, 대한민국 디지털문학 소설부분 대상, 2011년 문학작품대상, 중국 길림신문사 세계문학상 수필부문, 제1회 중국 두만강문학상, 제1회 중국 청도 연해문학상 수상 등 다수

․ 한국문인협회, 한국소설가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한국문학비평가협회, 한국공무원문학회 이사

․ 대전중구문학회 회장․한국해외문화교류회 상임이사 겸 사무국장

.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전국 지역예술가 40인 선정

․ 편지통 siin7004@hanmail.net 작가방 http://cafe.daum.net/siin7004

․ 손에 들고 다니는 목소리 010-6477-1744











김우영 작가 저서 통권 제29권 (1989년 한국문단 등단 27년 중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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